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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격과 역진의 정형 미학 | 유성호
저 자 유성호
판 형 규격 외
출간일 2014.06.05
페이지수 352
ISBN 9788994815442
가 격 17000 원
책소개저자소개목차보기 목록으로

시조 양식의 본령은 정형의 질서 안에 담겨 있는 세계의 통합성 그리고 주체와 사물 사이의 동일성에 있다. 이러한 좌표는 드러냄과 숨김의 변증법에서 자기 위의를 확보하고 있는 하이쿠와는 다른 우리 현대시조만의 고유한 자산일 터이다. 그리고 이때 비로소 우리 시조도 하이쿠가 누리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탄탄한 고전적 격조를 통해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시조는 역진逆進의 미학을 한결같이 지향한다. 정형 양식은 다양한 분기와 확산으로 치닫는 현대 사회의 상황에 대한 가치 판단과 그 정서적 반응을 다채롭게 담아내기에는 한정된 형식적 외관을 취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자발적 불편함’을 통해 근대에 대한 발본적 성찰과‘새로운 오래됨’의 양식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것이 법고창신法古創新으로서의 정형 양식의 존재론적 위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대시조가 자유시형과 거의 구별이 안 되는 파격과 해체 시형으로 완성되기는 어려울 것임을 뜻하고, 그것이 오히려 시조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 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왜 유독 ‘시조’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근대 자유시로도 표현 가능한 것을 왜‘시조’로써 표현하려 하는가? 첨단 디지털 시대에 이 오래된 양식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시조가 아니면 안 되는 고유한 표현 형식과 자질이 그 안에 있는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실물적 응답으로서 현대시조는 자기 안에 부여된 일정한 양식적 구속을 더욱 정교화하고, 그 안에 동시대인의 현대적 감각과 애환을 동시에 구현함으로써, 고시조와는 다른 ‘현대성’과 ‘시조성’을 양면적으로 구축해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목소리the other voice’를 통한 전언 방식과 소재의 다변화를 꾀하면서 동시에 우리 시대의 결핍 요소들을 채워가는 이른바‘역진逆進’의 방식을 취할 수 있는 입지를 현대시조가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근대 100년을 통해 현대시조의 역사는 이러한 정격과 역진으로서의 미학을 추구하고 성취해왔다. 물론 그것이 ‘근대’에서 태동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근대가 가지는 여러 파열음과 상처들은 극복하고 ‘새로운 오래됨’을 꿈꾸는 양식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기율이 지속되면서 현대시조의 새로운 100년은 우리 민족 시형의 면면함을 통해 이어져갈 것이다. 이 책은 이른바 ‘정서적 연루emotional involvement’를 통해 현대시조 텍스트에 반영된 이러한 정격과 역진의 미학을 분석하고 옹호하고 질서화한 것이다. 이러한 믿음과 경험의 독해 결과를 총론, 작가론, 작품론 등으로 나누어 집성하였다.

현대 한국문학에서 유일한 새 시조비평집 『정격과 역진의 정형 미학』를 출간한 유성호 교수는  대산창작기금, 김달진문학상, 유심작품상, 편운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시작』,『서정시학』,『대산문화』,『문학의오늘』등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