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영화는 21세기 대중들의 일용할 지식이 되었다. 20세기 초 신문 연재소설이 다음 호를 갈급渴急하는 독서 대중을 양산했다면 이제 그 자리를 영화가 대체했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대중성과 상업성이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삶과 예술의 한계 자체를 갱신해 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특성상 영화가 늘 비가시적인 이미지로 기록되고 기억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에 도서출판 작가가 시, 소설에 이어 ࡔ2006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ࡕ(이하 ࡔ2006 오늘의 영화ࡕ)를 새롭게 출간한 첫 번째 의도가 있다.
ࡔ2006 오늘의 영화ࡕ는 산재된 기록과 한 줄의 필모그래피filmography로 유전될 영화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냈다. 기록의 방식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다양한 층위層位에서 얻어낸 고귀한 설문 결과들이고 두 번째는 각각의 선정 영화에 덧붙여진 평론들이다. ࡔ2006 오늘의 영화ࡕ는 '좋은 영화'의 기준을 신빙성 있는 다수의 의견에 두었다. 이에 선정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영화인, 영화 이론가, 영화평론가, 각 분야의 문화 예술 전문가, 출판․편집인으로 구성된 105명의 추천 위원을 위촉하여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많은 추천을 받은 한국 영화 16편과 외국 영화 15편, 독립(단편) 영화 3편을 ࡔ2006 오늘의 영화ࡕ로 선정하였다. 책의 후미에는 추천을 받은 감독과 영화를 목록으로 작성하여 부록으로 덧붙였으며, 독자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추천 위원들의 '선정 이유'도 함께 실었다.
올해에 선정된 작품들 중 한국 영화 부문에서는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17회 추천)가, 외국영화 부문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15회 추천)가, 독립(단편) 영화 부문에서는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14회 추천)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는 연극 <이爾>의 각색으로 사라졌던 전통적 연희를 현재의 맥락에 갱생시키는 한편 광대라는 비주류의 시각을 통해 왕권이라는 상징적 주류를 무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편,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한 노장 감독의 웅숭깊은 인생론을 들여다볼 기회라는 점에서 감동을 주었다. 이와는 달리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는 적은 경험과 예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호흡을 거의 완전하게 조율해 냈다는 점에서 기대와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올해의 가장 좋은 영화로 뽑힌 세 작품을 보면 한 가지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어느 새 영화의 맥락에서 기화해 버린 '서사'가 이 영화들 가운데서 매우 주요한 영화적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2005년도의 영화계는 서사와 이미지의 이상적인 조합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ࡔ2006 오늘의 영화ࡕ를 엮어 낸 두 번째 이유가 있다.
ࡔ2006 오늘의 영화ࡕ는 영화라는 구체적 산물을 통해 미정형未定形 상태의 문화 지형도를 산출해 보고자 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단순한 앤솔러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연대하여 '문화 예술운동'의 실천적 차원을 의도하고 있다.
이에 도서출판 작가에서는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작품 <왕의 남자>를 만든 이준익 감독에게 추천위원으로 참가한 평론가와 문화예술인의 마음을 담은 축하와 격려의 패를 3월 23일 목요일 저녁, 출판기념 모임에서 전달할 예정이다.
ࡔ2006 오늘의 영화ࡕ의 시도가 동시대 문화의 중핵中核과 조우함으로써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여린 물줄기들이 꾸준히 연대해 나가 언젠가 세계 영화사에 <한국 영화>라는 사조思潮가 만들어지기를 기원한다.
한국영화
왕의 남자
그때 그 사람들
극장전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너는 내 운명
달콤한 인생
말아톤
사랑니
여자, 정혜
연애의 목적
웰컴 투 동막골
주먹이 운다
친절한 금자씨
혈의 누
형사
활
외국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권태
레이
브로큰 플라워
사이드웨이
스타워즈 에피소드III-시스의 복수
스파이더
씬 시티
에비에이터
이터널 션샤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
카페 뤼미에르
쿵푸 허슬
클로저
킹콩
독립.단편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가리베가스
망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