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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특집성’ 창작들의 향연

《쿨투라》는 여느 호와는 달리 일군의‘학생 관객들’을 대상으로 특집을 마련했다.
본지는 고려대학교와 숭의여자대학교 학생들을 관객으로 맞아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을 연출한 이한 감독과 전찬일 영화평론가와의 대담을 진행했다. 이한 감독은 2011년 영화 <완득이>에 이어 3년만에 역시 김려령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인 <우아한 거짓말>을 영화화해 선보였다. <우아한 거짓말>은 충분히 인정·평가받지 못했지만, <완득이>와는 판이하게 다른 시사성을 지닌, 2014년의 문제적인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그동안 ‘좋은 영향’을 주는, ‘좋은 감독’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한 감독과 인문학과 영화를 함께 전공한 전찬일 영화인문학자와 가진 대담은 21세기의 핵심 키워드인 통섭의 의미도 되짚어보게 하는 특집이 될 것이다. 더불어 미래의 주역이 될, 아마추어 냄새가 물씬 풍기면서도 프로페셔널 평론가 못잖은 시선·수준을 겸비한 학생 관객들의 짧은 평론과 리뷰들도 덧붙였다.

그리고 이번호에는 특집에 값하는 세 꼭지의 특별한 기획원고가 실렸다.
편집위원 홍용희가 쓴 ‘기획 평론’「김지하의 ‘흰그늘’의 미학과 생명사상론」은 “생명예술론이면서 동시에 생명 생성론과 진화론의 논리와 상응”한다는 ‘흰그늘’의 미학의 궤적을 좇는 맛이 여간 짙은 게 아니다.
또한 카이스트 선임연구원이자 미래학자인 홍정훈이 이른바 ‘타운 시리즈’로 주목할 만한 문제적 작가로 자리 잡은 전규환 감독과 펼친 기획대담 「‘타운 시리즈’ 혹은 일상성의 얼굴」은 어떤가. ‘타운 시리즈’ 두 번째인 <애니멀 타운>을 열다섯 초청 씨네필들과 같이 보고 나눈 대담은, 그 깊이와 야심 등에서 메인 특집 이한 감독과의 대담을 능가한다.
한편 ‘작가’출판사가 매년 출간해오고 있는『오늘의 시』기획위원이기도 한 문학평론가 유성호가 쓴, 강태규 저『사랑 한 술』에 대한 애정 가득한 서평도 특집적이긴 매한가지다. “담담한 전개지만 곳곳에 감동의 눈물샘이 숨어 있다”(음악 평론가 임진모)는 “삶, 사람, 사랑, 그리고 가족에 대해 한없이 깊게 생각하게 하는 책”(가수 이적) 자체가 “대중음악 평론가로서 저자의 촌철살인적 전문성, 한때 시인을 꿈꾸기도 했던 빛나는 문학소년적 감성과 문체, 창의성 번득이는 역발상 등 단연 주목할 만한 덕목들이 즐비”하며 “이런 유의 기록들에 결여되기 십상인 수준급 문학적 가치를 구비”(전찬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평 뒤에 덧붙인 학생들의 리뷰 또한 읽는 맛이 쏠쏠하다.

‘마이 보이’라는 브랜드의‘패딩 점퍼’를 의인화해 전개되는 이명랑의 단편 소설「너의 B」도 특집적 아우라를 뿜어대긴 마찬가지다. 처음엔 주인공의 정체를 파악하기 불가능한 스릴러적 플롯도 그렇지만, “번호와 색으로 계급이 결정되어 버리는” 이 천박한 자본주의 세상을 향해 던지는 작가의 메시지 등도 심상치 않다. 보통 서너 편의 영화들을 짚는 예의 계절평과는 달리, 특유의 튀는 글발로 아시아 영화의 두 여걸 허안화와 탕웨이가 합심해 빚어낸 <황금시대> 한 편으로 파고든 신귀백 버티고도, 구체적으로는 거론되지 않는 또 다른 창작들도 각별한 눈길을 요한다.